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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의 사건들/분류없음

이별의 온도 - 2010 월간 윤종신

 

또 하나의 계절이 가고 
찬 바람은 그때 그 바람 
잘 살아가고 있냐고 다 잊은 거냐고 
내게 묻는 거라면 내 대답은 정말로

아직 사랑한다고 
아직까지 이별하고 있다고 
그 하루에 끝나는 게 아니란 걸 
이별이란 게 넌 어때 떠난 사람아


주머니를 찌른 두 손은 
맞잡을 누가 없는 건데 
추워서 그런 것처럼 그냥 무심하게 
잘 사는 것처럼 날 그렇게 가려줘


요즘 더 부쩍 추워졌어
떠나갈 때의 너처럼 
잘 살아가고 있다고 다 잊은 것 같다는 
너의 안부 뒤에 내 미소는 거짓말

아직 사랑한다고 
아직까지 이별하고 있다고 
그 하루에 끝나는 게 아니란 걸 
이별이란 게 넌 어때 모진 사람아

이제 더 그립다고 
너무 더디게 이별하고 있다고 
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 온도는 
추억이 되어 바람은 너를 데려와


이 계절이 가면 따뜻한 바람 
내 곁에 머물던 너처럼 
그 바람 날 몰라보게 다 잊었으면 
돌아오지 않을 먼 길을 떠난 너

떠난 너
떠난 너…